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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가 부산 집을 정리하셨을 때, 저는 옆에서 그 과정을 내내 지켜봤습니다. 세금 고지서가 날아올 때마다 한숨이 깊어지는 걸 봐왔기에, 7월 세법 개정안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 기억이 먼저 떠오릅니다. 집이 두 채라도 현금이 없으면 결국 버티는 게 아니라 버텨지는 것처럼 보일 뿐이더라고요. 올여름, 그 선택의 순간이 많은 분들께 다시 찾아올 것 같습니다.

보유세 인상, 숫자가 말하는 것
7월 세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세금이 오른다는 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보유세, 그중에서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실질적인 과세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종합부동산세란 일정 기준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별개로 고가 자산 보유자에게 적용됩니다.
현재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시세의 평균 약 69% 수준이고, 종부세 산정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 기준 60%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할인율로, 쉽게 말해 세금 계산의 출발점을 낮춰주는 장치입니다. 이 두 수치를 곱하면 실제 과세표준은 시세의 약 41% 수준에 불과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세율 자체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이 두 비율을 현실화하는 것만으로 보유세 부담은 상당히 커집니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 입법 없이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변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현재 다주택자나 고가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적용받는 이 공제는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대폭 줄여주는 혜택입니다. 이걸 장기거주특별공제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장기거주특별공제란 단순히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주한 기간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는 구조입니다. 집을 갖고 있되 직접 살지 않는 분들에게는 사실상 세 부담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주변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이런 정책 변화가 수치 이상의 심리적 압박을 준다는 겁니다. 매년 보유세 고지서를 받는 순간, "내년엔 얼마가 나올까"라는 걱정이 쌓이기 시작하거든요. 숫자 자체보다 그 불확실성이 더 무겁습니다.
-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시세 반영 비율을 높여 과세표준 자체를 키우는 방식
-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세율 변경 없이도 실질 세 부담을 늘리는 시행령 조치
- 장기보유특별공제 → 장기거주특별공제 전환: 실거주하지 않은 보유자의 양도세 혜택 축소
-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8년 임대 후 장기보유특별공제 50% 혜택을 기간 조건부로 전환 가능성
매물 파동과 세대교체, 감정 말고 현금으로 판단해야
큰아버지 얘기를 좀 더 하자면, 그분은 서울 아파트와 예전에 투자해 두셨던 부산 집을 함께 갖고 계셨습니다. 퇴직 후에는 수입이 없으니, 두 채에 붙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연금으로 메우는 상황이었어요. 명절에 모일 때마다 "세금이 너무 나온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막상 "팔면 어떠세요"라는 말이 나오면 표정이 굳으셨습니다. 저는 그때 그게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평생 모은 자산을 처분하는 일은 숫자 계산 이전에 감정의 싸움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감정이 결국 가장 비싼 선택을 만들더라고요. 버티다 보유세가 또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나서야 부산 집을 내놓으셨는데, 더 일찍 결정하셨더라면 마음을 졸이는 시간도 훨씬 짧았을 겁니다. 이걸 보면서 "훌륭한 선장은 파도와 싸우지 않는다"는 말이 왜 중요한지 실감했습니다. 내 목적지가 어디냐를 먼저 정하면, 시장 흐름은 싸울 대상이 아니라 읽을 대상이 됩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 이벤트가 단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지난 3~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종료를 전후한 1차, 7월 세법 개정안 발표를 전후한 2차, 그리고 내년 시행을 앞둔 3차로 나뉘는 구조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매물의 성격입니다. 강남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같은 선호 지역에서 고령의 1주택 보유자, 상경 투자자, 임대사업 등록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고령화 수치를 보면 이 흐름이 단순한 시장 분석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부동산 대책 당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4%였습니다. 그런데 2025년 2월 기준으로 이 수치는 21.5%까지 상승했습니다(출처: 통계청). 매년 약 0.7~0.8%포인트씩 늘어나는 속도입니다. 8년 사이에 주력 세대의 상당수가 은퇴해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끊긴 상태가 된 것입니다. 현금흐름이란 월급, 임대료, 연금 등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실질 소득을 의미합니다. 이 흐름이 막히면 보유세가 설령 소폭 오르더라도 체감 압박은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같은 세율이라도 받아내는 사람의 형편에 따라 체감 강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 그걸 고령화 통계로 풀어내는 시각이 꽤 설득력 있었습니다. 결국 이 매물들을 30~40대가 받아줄 수 있느냐가 세대교체의 속도를 결정하는데, 집은 수출이 되는 상품이 아니라 로컬에서 소화돼야 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면 가격 할인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제가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이 모든 시나리오가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개정안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개정안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온다면, 오히려 "지금 사야겠다"는 심리로 분위기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보유세가 어느 정도 강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 반응이 정반대로 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의 분위기에 쓸려 조급하게 결정하는 건 위험합니다. 내 현금흐름이 얼마인지, 보유세가 늘어났을 때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먼저 냉정하게 따져보는 게 순서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부동산 뉴스를 볼 때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강남이 오르냐 내리냐"가 아니라 "나는 지금 현금이 얼마나 있는가"여야 한다고요. 60억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도 현금이 1억이면 보유세 몇 백만 원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70억 현금을 함께 가진 사람에게 같은 고지서는 아무 부담이 아닙니다. 남의 선택을 보고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형편을 먼저 보는 것, 그게 이 복잡한 시장에서 가장 단단한 기준이 됩니다.
7월 말 세법 개정안이 나오면 그때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조급함이 늘 가장 비싼 선택을 만들어왔다는 걸, 큰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며 직접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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