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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상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22년 고점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그런데 왜 현장에서는 "매물이 없어서 집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 나올까요? 작년에 직장 동료가 전세 만기를 앞두고 점심시간마다 휴대폰을 붙잡고 한숨 쉬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저도, 이 질문의 답을 뒤늦게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전세 대란 (매물 실종, 트리플 강세, 전세가율)
    전세 대란 (매물 실종, 트리플 강세, 전세가율)

    매물이 사라지면 시세 통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 동료는 강북 쪽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만기 두 달 전부터 다음 집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앱을 새로고침할 때마다 같은 매물 몇 개만 돌고 있고, 전화를 하면 "방금 나갔다"는 소리만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통계는 괜찮다던데 왜 이렇게 힘드냐"고 물었다가, 동료한테 어이없다는 표정을 받았습니다. 그게 제가 처음으로 시세 통계와 현장 체감이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걸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지수는 103.1로, 2022년 7월 고점 대비 약 1.6% 낮은 수준입니다(출처: KB부동산). 수도권 전체로 보면 고점 대비 약 6.7% 하락해 있고, 지방 5개 광역시는 11.1% 떨어진 상태입니다. 숫자만 보면 전세가가 폭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현장에서는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까요?

    핵심은 전세 유통 물량, 즉 실제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의 수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 같은 시기 대비 약 21% 줄었습니다. 여기서 전세 유통 물량이란 임차인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이 숫자가 줄면 가격은 계단식으로 뜁니다. 매물이 촘촘하게 있을 때는 한 건이 거래돼도 시세가 기껏해야 수백만 원 오르는 데 그치지만, 매물이 씨가 마르면 다음 매물이 훨씬 높은 가격에 등장하게 됩니다. 동료가 겪은 상황이 정확히 이 구조였습니다.

    매물이 이렇게 줄어든 데는 계약갱신청구권의 영향이 큽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임차인이 기존 계약 종료 시 집주인에게 1회에 한해 5% 이내 인상률로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약 11% 오른 상황에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5%만 올려주고 계속 사는 쪽이 합리적입니다. 개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집단화되면 매물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요건이 붙은 단지에서 매물이 나오지 않는 현상까지 더해졌습니다.

    시세 통계는 후행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이미 거래된 사례를 모아 평균을 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동료가 집을 못 구하던 그 순간에도 통계는 "괜찮다"고 표시됐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장에서는 시세보다 매물 수를 먼저 봐야 한다는 말이, 저한테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동료의 경험을 통해 직접 확인된 사실로 들렸습니다.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1년 전 대비 약 21% 감소 (KB부동산 조사)
    • 계약갱신청구권 집단 행사 → 전세 유통 물량 축소 → 매물 부족 → 가격 계단식 상승
    • 시세 통계는 후행 지표이므로, 현재 시장 판단 기준은 매물 수가 우선
    • 실거주 의무 단지 증가, 실거주 입주 통보 사례 등으로 매물 실종 심화
    요약: 전세 통계가 고점보다 낮아도 현장이 대란인 이유는 매물이 21% 급감했기 때문이며, 지금은 시세가 아닌 매물 수를 먼저 봐야 합니다.

    강북 트리플 강세, 그리고 전세가율이 말해주는 것

    동료가 이사한 뒤 씁쓸하게 웃으며 한 말이 있습니다. "강남 얘기는 뉴스에 많이 나오는데, 우리 동네 얘기는 아무도 안 해." 그 말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는데, 이번에 강북과 강남의 시장 구조를 숫자로 비교한 분석을 보고 나서야 그 말이 왜 맞는지 이해했습니다.

    올해 5월까지 강북 14개구 아파트 전세가는 4.6% 상승한 반면, 강남 11개구는 2.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강북구 단독으로는 7.5%, 성북구는 6.1% 상승했습니다. 단순히 전세만 오른 게 아닙니다. 강북 14개구에서는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리플 강세란 임대차 시장과 매매 시장이 서로를 밀어 올리며 동반 상승하는 현상으로, 전세가 오르면 월세가 오르고, 매물이 없으면 매매로 수요가 넘어오는 연쇄 반응입니다. 강북 월세 상승률은 4.5%, 강남은 2.8%로, 이 흐름이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왜 강북에서만 이 현상이 두드러질까요? 핵심은 전세가율입니다. 전세가율이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불안이 매매 수요로 전환되기 쉽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KB 조사 기준 강북 14개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54%, 강남 11개구는 46.5%입니다. 강남 3구 중 강남구와 송파구는 약 38% 수준입니다. 강남에서 전세를 살다 집을 사려면 매매가가 20억~30억 원에 달해 현실적으로 넘어오기 어렵지만, 전세가율이 54%인 강북에서는 전세 불안이 바로 매매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분석에서 설득력을 느꼈지만, 한 가지는 따로 생각해봤습니다. 강남의 전세가율이 낮은 것을 두고 "서사가 실체보다 앞서 달려간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해석 하나만으로 강남 시장을 판단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봅니다. 전세가율이 낮은 건 재건축 기대감이나 학군·입지 프리미엄 같은 다른 요인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으니까요. "학술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말을 스스로 인정했듯이, 전세가율 하나만으로 거품 여부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반면 고점 대비 가격 메리트를 보고 지역을 고르라는 조언은 단단하게 와닿았습니다. 실제로 인천, 고양, 남양주, 파주, 김포 등 경기 북부·인천 권역은 고점 대비 마이너스 17~2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치주처럼 눌려 있는 지역이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반면 분당은 고점 대비 31%, 강남구 25%, 과천 23% 오른 상태입니다.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싸게 사는 것이라는 말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변하지 않는 기본 원리로 들렸습니다. 동탄 아파트 33평이 22억~23억 선에서 거래되고, 광교(19억)보다 비싸다는 사실은 솔직히 제가 직접 들었을 때 놀랐습니다. 교통 호재나 GTX 수혜 이야기가 가격을 끌어올린 건 맞지만, 서사가 실체보다 앞서가는 구간이 분명히 있다는 경계는 타당해 보입니다.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가구의 월세 부담률은 소득 대비 약 18% 수준입니다. 유럽 일부 도시에서는 월급보다 월세가 더 많이 나가는 사례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은 단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과도기에 무주택자가 느끼는 공포는 통계가 아니라 매물 부족이 만들어낸 것임을, 동료의 경험을 통해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 강북 전세가율 54% vs 강남 46.5%, 강남 3구(강남·송파) 약 38% — 전세가율 차이가 시장 구조를 가릅니다
    • 강북 트리플 강세(전세·월세·매매 동반 상승)는 전세가율 높은 지역의 연쇄 반응
    • 경기 북부·인천은 고점 대비 -17~25%, 분당·과천·강남권은 고점 대비 +20~31%
    • 전세→월세 전환은 구조적 흐름, 수도권 월세 부담률 소득 대비 약 18% (2024 주거실태조사)
    요약: 강북은 전세가율 54%로 전·월세·매매가 연동된 트리플 강세가 진행 중이며, 지역별 고점 대비 가격 메리트를 먼저 따지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동료가 이사 후 "집 걱정에서 잠깐 벗어났다"며 씁쓸하게 웃던 표정이 자꾸 떠오릅니다. 전세 시장이 라면이자 김치 같은 필수품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전월세에 살고 계신다면, 시세 뉴스보다 내 동네 매물 수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숫자가 잠잠해도 매물이 줄어드는 순간 가격은 계단을 뛰어오릅니다.

    매수를 고민하신다면 전국 단위 분위기보다 내 지역의 고점 대비 현재가부터 따져보십시오. "전국 방송 말고 독립 방송을 보라"는 말처럼, 내 상황의 숫자를 먼저 보는 것이 지금 이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ANSnnh4Q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