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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세금 규제가 강해지면 매물이 풀리고, 매물이 풀리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공식을 너무 단순하게 믿었습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1차원적이었는지를 처가 식구 모임에서 처형 한마디에 깨달았습니다. 7월 세제 개편안을 앞두고 시장이 술렁이는 지금, 그 경험이 계속 떠오릅니다.

    1주택자 세금 압박, 매물 나올까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세, 공급)
    1주택자 세금 압박, 매물 나올까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세, 공급)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누가 얼마나 맞는가

    처형이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회사 근처 전세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 식사 자리에서 세금 얘기가 나오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며 "이번에 세법 또 바뀐다는데, 이러다 그냥 팔아야 하나" 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속으로 조용히 쾌재를 불렀습니다. 매물이 나오면 가격이 좀 내려가겠구나 싶었거든요.

    이번 세제 개편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장치가 바로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1세대 1주택자가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장기간 보유하거나 거주한 사실에 비례해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제도는 실거래가 기준 12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에서 소유 40%, 거주 40%를 각각 공제해 최대 80%까지 혜택이 돌아갑니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향은 소유 기간만으로 받던 40% 공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거주 요건에 따른 공제를 60~80%로 올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강남처럼 매입가 대비 차익이 20억 원에 달하는 물건이라면, 공제율 변화 하나로 수억 원대 양도세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서초·송파 일대에서 이 구간에 해당하는 거래 사례가 꾸준히 확인됩니다. 결국 이 정책의 타깃은 전국이 아니라 서울, 그것도 과천·광명·성남 정도를 포함한 극히 일부 고가 지역입니다.

    • 현행: 소유 40% + 거주 40% = 최대 80% 공제
    • 개편 방향: 소유 단독 공제 축소 또는 폐지, 거주 공제 상향(60~80% 추정)
    • 실질 영향 대상: 실거래가 12억 초과 + 차익이 큰 서울·수도권 일부 고가 아파트
    요약: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강남 등 소수 고가 주택에 집중된 정책이며, 수억 원대 세부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전국 시장에 미치는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보유세 강화, 공포 매물로 이어질까

    처형이 한숨을 쉬던 자리에서 동서가 딱 한마디 했습니다. "팔아도 그 돈으로 어차피 딴 동네에서 또 사. 무주택으로 안 내려가요." 처형도 "맞아, 어차피 또 사야지 전세로 평생 살 순 없잖아" 하고 받았습니다. 저는 그 대화가 멈추는 순간 좀 멍했습니다.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그 짧은 교환에서 실감했습니다.

    정부가 법 개정 없이 당장 건드릴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입니다. 종합부동산세 산정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세금 산정 기준액을 정하는 비율로, 현재 60%대에 묶여 있는 것을 80%까지 끌어올리면 보유세 부담이 즉각 올라갑니다. 반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말하는데, 이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2030년까지 장기 로드맵으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즉,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정부가 시행령으로 빠르게 올릴 수 있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해마다 조금씩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 말은 내년 6월 1일 — 보유세 기산일, 즉 해당 날짜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해 보유세가 부과되는 기준일 — 이 되기까지 1주택자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갑작스러운 공포 매물이 쏟아질 분위기는 아닌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정책 변화는 항상 "예고된 공포"로 시작해서 실제 체감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요약: 보유세 강화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으로 일부 즉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장기 시계열로 움직이기 때문에 단기 공포 매물 급증 가능성은 낮습니다.

    매물은 나온다, 그런데 싸게 나올까

    결국 처형은 몇 달 뒤에 그 강남 집에 직접 들어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거주 요건을 채우는 것이 파는 것보다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 선 겁니다. 제가 기대했던 매물은커녕 오히려 잠겨 버린 셈입니다. 그때 느낀 건, 정책이 의도하는 방향과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향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구도를 좀 더 들여다보면 1주택자의 행동 패턴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거주 요건을 충족하려고 직접 입주하거나, 아니면 실제로 매도하는 경우입니다. 직접 입주를 택하면 전세 물건도 매도 물량도 동시에 사라집니다. 매도를 택한 경우라도 이 사람은 자신이 전세로 살던 동네에서 그 매도 자금을 들고 새로운 매수자로 등장합니다. 1주택이 다시 1주택으로 교체될 뿐, 무주택으로 계층 이동하는 경우는 실업이나 사업 도산 같은 경제 위기 국면에서나 일어납니다.

    다주택자는 "빨리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작동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시절부터 올해 5월까지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다는 시각이 설득력 있습니다. 반면 1주택자는 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인 2년 거주 요건만 채우면 12억 원까지는 비과세 구간에 들어오기 때문에, 세금 압박을 받는 고가 물건의 보유자일수록 싸게 내놓을 유인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출처: 한국부동산원)에서도 올해 초 서울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었다가 다시 빠르게 줄어드는 패턴이 확인됩니다.

    • 거주 입주 선택 시: 전세 물건 감소 + 매도 물량 동시 소멸 → 매물 잠김
    • 매도 선택 시: 매도 자금으로 다른 지역에서 재매수 → 시장 전체 수요는 유지
    • 1주택 → 무주택 이동: 경제 위기 국면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드문 시나리오
    요약: 세금 압박으로 매물은 일부 나올 수 있지만, 1주택자는 급매로 내놓을 유인이 약하고 팔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재매수자로 작동하기 때문에 "매물 증가 = 가격 하락"이라는 공식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공급, 정말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그 식사 자리를 떠올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세금 얘기가 오가는 내내 아무도 "공급이 늘면 어떻게 되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어쩌면 지금 이 시장 분위기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수요 억제 쪽 정책 얘기는 넘쳐나는데, 공급 얘기는 늘 뒤로 밀립니다.

    정부는 수도권 140만 호 착공이라는 공급 계획을 이미 공표했습니다. 연간 35만 호 이상 수도권 착공, 서울에서만 연간 5만~7만 호 착공이 목표입니다. 그런데 국토부가 매달 발표하는 인허가·착공 실적을 보면 계획 대비 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닥치고 공급이라는 표현이 정부 안에서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있다는 건, 역설적으로 공급이 지금 그만큼 안 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공공과 민간의 구도입니다. 정부는 공공주도 공급(용산·노원·태릉·과천 경마장 부지 등 대형 사업지 포함)을 밀고, 서울시는 민간주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인허가권이 지자체에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더라도 서울시가 인허가를 지연시키면 공급 속도는 떨어집니다. 이주비 대출 한도(6억 원 상한)를 조금씩 풀어주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건 이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저는 이 협상 결과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남겨두는 게 맞다고 봅니다. "공급은 어차피 안 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협상 진행 상황을 계속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요약: 공급 계획은 있지만 실적이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공공과 민간의 인허가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3~4년 공급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식사 자리에서 얻은 교훈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람은 손해를 피하는 쪽으로 움직이지, 정책이 의도하는 쪽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처형은 세금 압박을 받자 매물을 내놓은 게 아니라 직접 들어가 살기로 했습니다. 이게 시장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7~8월 사이에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일시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 쪽에서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습니다. 자금 여력이 있다면 그 시점에 매물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다만 매물이 나온다는 것과 싸게 나온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정책 히스토리와 보유세 기산일 같은 시계열까지 함께 보면서 판단하는 것, 그게 제가 그 식사 자리 이후로 가져온 태도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nPOscnH8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