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저희 팀 선배가 점심도 거른 채 복도에서 부모님과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떨렸어요. 국민은행 주담대 한도가 갑자기 절반으로 줄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계약서를 쓴 지 몇 달도 안 됐는데, 잔금 날짜까지 잡아 놓은 상태에서 3억이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었으니까요. 뉴스에서 '총량 규제'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무심히 넘겼던 저도, 그날만큼은 손이 잘 안 잡혔습니다.조용히 바뀐 규칙, 시끄럽게 무너진 계획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가 추가 규제를 발표했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조금 다릅니다. 정부가 대출 총량 한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운용하도록 맡긴 구조입니다. 여기서 총량 규제란, 은행 전체가 한 해 동안 내줄 수 있는 가계 대출의..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오던 날, 머리가 멍했습니다. 보증금을 올려줄 방법이 없어 결국 일부를 월세로 돌렸거든요.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전세가 당연한 선택이었는데, 어느 순간 월세가 기본값이 돼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지금 서울의 월세 계약 비중은 이미 60~70%를 넘어섰습니다. 이게 일시적인 흐름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변화인지 — 그 질문에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전월세 시장은 왜 매매와 다르게 움직이는가재작년에 친구가 마포 쪽 전세를 재계약하다가 집주인으로부터 반전세 전환 요구를 받았습니다.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월세 70만 원을 얹는 조건이었는데, 그날 전화로 "월급에서 월세 빠지면 남는 게 없어"라고 한숨을 쉬더군요. 솔직히 그때는 남 일 같았습니다. 저는 전세니까 괜찮겠지 했거든요.그런데 전..
전세가 제일 안전하다고 막연히 믿었는데, 그게 틀릴 수 있다는 걸 친구 한 명이 몸으로 증명해 줬습니다. 작년에 인천에서 전세 만기를 맞은 그 친구는 보증금 6천 올려달라는 집주인 요구에 은행 문을 두드렸다가 빈손으로 돌아왔고, 결국 반전세로 전환한 뒤 아이 학원 하나를 끊었습니다. 지금 전월세 시장이 "버티면 나아진다"는 기대를 얼마나 배신하고 있는지, 숫자와 실제 경험을 나란히 놓고 따져봤습니다.주거비 급등, "이번 턴만 버티면 된다"는 믿음은 맞을까일반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쓰고 나면 그다음 2년은 좀 숨통이 트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 친구가 갱신권을 쓴 2년 동안 주변 시세는 멈추지 않았고, 갱신 만료 시점에 집주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