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저희 팀 선배가 점심도 거른 채 복도에서 부모님과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떨렸어요. 국민은행 주담대 한도가 갑자기 절반으로 줄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계약서를 쓴 지 몇 달도 안 됐는데, 잔금 날짜까지 잡아 놓은 상태에서 3억이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었으니까요. 뉴스에서 '총량 규제'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무심히 넘겼던 저도, 그날만큼은 손이 잘 안 잡혔습니다.조용히 바뀐 규칙, 시끄럽게 무너진 계획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가 추가 규제를 발표했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조금 다릅니다. 정부가 대출 총량 한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운용하도록 맡긴 구조입니다. 여기서 총량 규제란, 은행 전체가 한 해 동안 내줄 수 있는 가계 대출의..
전세수급지수가 지방 160, 서울 180을 넘는 순간 매매 전환이 자동으로 시작된다는 걸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설마 그렇게 딱 떨어지나' 싶었습니다. 근데 재작년 대구 사는 친구가 겪은 일을 옆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이게 숫자 놀음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전세수급지수, 이 숫자가 왜 중요한가전세수급지수란 전세 공급 대비 수요의 과부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살 집을 찾는 세입자가 공급되는 매물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이 수치가 지방에서 160을, 서울에서 180을 돌파하면 다른 금리나 경기 변수와 무관하게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
통계상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22년 고점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그런데 왜 현장에서는 "매물이 없어서 집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 나올까요? 작년에 직장 동료가 전세 만기를 앞두고 점심시간마다 휴대폰을 붙잡고 한숨 쉬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저도, 이 질문의 답을 뒤늦게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매물이 사라지면 시세 통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저희 동료는 강북 쪽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만기 두 달 전부터 다음 집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앱을 새로고침할 때마다 같은 매물 몇 개만 돌고 있고, 전화를 하면 "방금 나갔다"는 소리만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통계는 괜찮다던데 왜 이렇게 힘드냐"고 물었다가, 동료한테 어이없다는 표정을 받았습니다. 그게 제가 처음으로 시세 통계와 현장..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가 13억 원을 넘었습니다. 중위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전체의 7~8%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멍했습니다. 그러면서 1년 전, 전세 만기를 앞두고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샀던 사촌 누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정부가 세금을 올리면 집값이 잡힐까요? 아니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넘어갈까요?집권 1년 만에 꺼낸 세금 카드, 배경은 무엇인가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 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집권 초기에 "세금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못 박았던 게 불과 1년 전인데, 그 최후의 수단을 벌써 꺼내 들었습니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1년 만에 상황이 나빠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보유세(Property Tax)란 주택을 보유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