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오던 날, 머리가 멍했습니다. 보증금을 올려줄 방법이 없어 결국 일부를 월세로 돌렸거든요.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전세가 당연한 선택이었는데, 어느 순간 월세가 기본값이 돼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지금 서울의 월세 계약 비중은 이미 60~70%를 넘어섰습니다. 이게 일시적인 흐름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변화인지 — 그 질문에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전월세 시장은 왜 매매와 다르게 움직이는가재작년에 친구가 마포 쪽 전세를 재계약하다가 집주인으로부터 반전세 전환 요구를 받았습니다.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월세 70만 원을 얹는 조건이었는데, 그날 전화로 "월급에서 월세 빠지면 남는 게 없어"라고 한숨을 쉬더군요. 솔직히 그때는 남 일 같았습니다. 저는 전세니까 괜찮겠지 했거든요.그런데 전..
전세가 제일 안전하다고 막연히 믿었는데, 그게 틀릴 수 있다는 걸 친구 한 명이 몸으로 증명해 줬습니다. 작년에 인천에서 전세 만기를 맞은 그 친구는 보증금 6천 올려달라는 집주인 요구에 은행 문을 두드렸다가 빈손으로 돌아왔고, 결국 반전세로 전환한 뒤 아이 학원 하나를 끊었습니다. 지금 전월세 시장이 "버티면 나아진다"는 기대를 얼마나 배신하고 있는지, 숫자와 실제 경험을 나란히 놓고 따져봤습니다.주거비 급등, "이번 턴만 버티면 된다"는 믿음은 맞을까일반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쓰고 나면 그다음 2년은 좀 숨통이 트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 친구가 갱신권을 쓴 2년 동안 주변 시세는 멈추지 않았고, 갱신 만료 시점에 집주인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작년 대비 27% 넘게 줄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신혼집 구하면서 그 현실을 몸으로 겪었거든요.전세 매물이 사라진 배경결혼 날짜를 잡고 나서 집 구하는 일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처음엔 발품 좀 팔면 나오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다섯 군데를 돌았는데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시면서 "이 동네 전세 나온 거 딱 두 개예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 멍해졌습니다.그나마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할게요" 했더니, 반나절 만에 다른 분이 가계약금을 넣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처음 예산보다 5천만 원을 더 올려서 좀 낡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배라도 새로 해달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다른 분도 보러 온다"는 말 한마디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