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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작년 대비 27% 넘게 줄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신혼집 구하면서 그 현실을 몸으로 겪었거든요.

전세 매물이 사라진 배경
결혼 날짜를 잡고 나서 집 구하는 일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처음엔 발품 좀 팔면 나오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다섯 군데를 돌았는데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시면서 "이 동네 전세 나온 거 딱 두 개예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 멍해졌습니다.
그나마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할게요" 했더니, 반나절 만에 다른 분이 가계약금을 넣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처음 예산보다 5천만 원을 더 올려서 좀 낡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배라도 새로 해달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다른 분도 보러 온다"는 말 한마디에 그냥 입을 닫았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전세 매물 급감의 배경에는 임대차 3법 이후 누적된 시장 왜곡이 있습니다. 임대차 3법이란 계약 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를 묶어 2020년에 시행한 임대차 관련 법률 묶음으로, 세입자 보호를 목적으로 했지만 집주인들이 월세 전환을 선호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실제로 최근 전세 거래 비중은 계속 줄고 있으며 월세 거래가 전체 임대 거래의 7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거기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신규 매수자가 반드시 입주를 해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갱신권을 쓰려 했는데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내보내는 상황이 늘어났습니다. 이분들이 다시 전세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수요가 더 가파르게 올라간 겁니다.
규제가 만들어낸 풍선효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현실이 꽤 다르게 움직인다고 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의 60% 이상이 10억 원 이하에 몰리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 대출 한도에 맞춰 살 수 있는 집을 사는 방식으로 수요가 분산된 것입니다. 노원, 도봉 등 외곽 지역에서 6개월 만에 30~40% 오른 단지가 속출하는 것도 이 흐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풍선효과입니다. 풍선효과란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듯, 매매를 억제하면 전월세 수요가 몰리고, 전월세를 규제하면 매매 수요가 자극되는 시장의 연쇄 반응을 말합니다. 매매를 못 하게 하면 신규 수요는 전세나 월세로 가고, 그러면 전월세가 오르고, 오른 전월세를 감당하다 지친 사람들이 다시 매매로 돌아서는 순환 구조입니다.
DSR 규제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며, 이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대출 자체가 막히는 구조입니다. 대출 한도가 낮아지면 비싼 집을 살 수 없으니 그 예산 안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걸 찾는 흐름이 생겼고, 오피스텔이나 빌라까지 규제로 묶여 있으니 결국 아파트로 수요가 더 몰리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지금 전세시장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같은 단지 내에서도 신규 계약가와 갱신 계약가의 격차가 7억 원까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 발생
- 마포, 성동, 구로 구축까지 전세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는 중
- 한 달 전 8억 원이던 전세가 10억 원에 실거래가 찍히는 단지 속출
- 매물 부재로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진 구조
2025년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구간에 머물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공급 절벽과 앞으로의 전망
제가 이사한 뒤 친구한테 푸념을 늘어놨더니, 걔는 아예 서울을 포기하고 경기도로 나갔다고 했습니다. 출퇴근 왕복 세 시간인데 그래도 집 못 구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피스텔 분양의 경우 올해 목표치의 10%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공급 절벽이란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시장에 매물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작년도, 올해도, 내년 전망도 공급 측면에서는 크게 나아질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주민센터 상부 공공임대 증축, 경마장·태릉CC 개발 등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인허가 절차와 민원 협의만 해도 수 년이 걸리는 사업들입니다. 건설업계는 공사비와 인건비 급등, 사업성 악화로 공공사업 수주를 꺼리고 있고, 분양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대지 지분 가격 때문입니다. 대지 지분이란 아파트 단지 전체 토지를 각 세대가 나눠 갖는 지분으로, 토지 가격이 오르면 분양가는 구조적으로 따라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구정동처럼 평당 3~4억 원에 달하는 토지 위에 지은 아파트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집을 구하는 분들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도 그때 좀 더 일찍 움직였으면 나았을 텐데,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다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돌아갈 때는 이상적인 집을 기다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유튜브나 기사보다 직접 동네 부동산에 들어가서 벽에 붙은 매물 시세를 눈으로 보는 게 현실 파악에 훨씬 빠릅니다. 정책 발표 시점이나 금리 방향을 미리 맞히려 하기보다, 내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먼저 좁혀두는 게 낫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또는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거래나 계약 전에는 반드시 공인중개사나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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