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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Money

직장인 20대에 1억 모으기 (허탈감, 역산목표, 선저축)

by 굳초이스 2026. 4. 19.

솔직히 저는 한동안 월급이 그냥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6살이 될 때까지 몇 년치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갔는데, 남은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렇게 계속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불편한 감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습니다. 돈 모으기를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직장인 20대에 1억 모으기 (허탈감, 역산목표, 선저축)

허탈함이 찾아올 때가 진짜 시작점입니다

재무심리학(Financial Psychology)에서는 부정적인 감정 상태가 오히려 행동 변화의 강력한 촉진제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재무심리학이란 돈에 대한 인간의 감정과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분야로, 단순히 '열심히 모아야지'라는 의지보다 감정적 충격이 실제 행동 변화에 더 큰 동력이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저도 그걸 몸으로 겪었습니다. 통장을 열어봤을 때 수년치 수입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 그 순간, 기분이 정말 형편없었습니다. 근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최악의 감정이 제 재테크의 출발선이었습니다. 기분 좋을 때는 솔직히 돈 모을 생각 자체가 잘 안 납니다. 오히려 '요즘 잘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써볼까'라는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문제는 그 허탈감을 소비로 해결하려는 습관입니다. 기분이 안 좋으면 외식을 하거나 쇼핑을 하면서 감정을 덮어버리는 방식이죠. 저도 20대 초중반에는 그렇게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은 감정을 잠깐 덮어줄 뿐, 통장 잔고는 그대로 바닥이었습니다. 지금 불안하고 허탈감이 온다면 그게 신호입니다. 그 감정을 소비로 묻어버리지 말고, 딱 한 번만 통장을 열어보시길 권합니다.

역산목표가 막연함을 없애줍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달에 50만 원 모아야지'라는 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거의 예외 없이 중간에 흐지부지됩니다. 제가 직접 그 방식으로 해봤는데, 3개월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바뀐 건 목표를 역산(Backward Calculation)으로 잡으면서부터였습니다. 역산이란 최종 목표 금액에서 거꾸로 계산해 월별·주별 저축액을 도출하는 방법입니다. 5년 안에 1억을 모으겠다고 정하면, 연간 2천만 원, 월 167만 원이라는 숫자가 바로 나옵니다. 막연하게 '돈 모아야지'라고 생각할 때와 '이번 달에 167만 원을 어떻게 만들지'라고 생각할 때는 행동이 완전히 다릅니다. 숫자가 생기는 순간,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저도 그 숫자를 정하고 나서 주말 추가 근무를 자처했고,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부업도 찾아봤습니다. '핑계는 없고 방법만 있다'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목표 금액이 명확해지면 방법을 찾는 사람이 됩니다. 목표가 없으면 장애물 앞에서 그냥 멈추게 되지만, 숫자가 있으면 우회로를 찾게 됩니다.

종잣돈(Seed Money)을 모을 때 목표 설정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종잣돈이란 본격적인 자산 증식을 시작하기 위한 초기 기반 자금을 의미하며, 이 금액이 클수록 이후 복리 효과가 더 강하게 작동합니다. 1억이라는 숫자가 처음엔 말도 안 되게 느껴지더라도, 역산으로 쪼개면 충분히 실행 가능한 월 단위 목표가 됩니다.

저축 목표를 설정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최종 목표 금액과 기간을 먼저 정한다 (예: 5년 안에 1억)
  • 월별 필요 저축액을 역산으로 계산한다 (1억 ÷ 60개월 = 약 167만 원)
  • 현재 수입으로 부족한 금액은 부수입으로 채울 방법을 구체적으로 탐색한다
  • 목표 금액을 메모장이나 눈에 잘 띄는 곳에 적어 수시로 확인한다

알고리즘을 바꾸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보는 콘텐츠가 바뀌면 진짜로 소비 욕구가 달라집니다. 인스타그램을 자주 보던 시절에는 누군가의 여행 사진, 맛집, 신상품을 보면서 '나도 저거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의지로 막는 게 아니라, 그냥 보이니까 원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서는 이를 '정보 환경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으로 설명합니다.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이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주변 환경과 맥락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는 점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즉, 아무리 저축 의지가 강해도 소비를 자극하는 콘텐츠에 계속 노출되면 결국 지갑이 열립니다.

그래서 저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재테크, 짠테크, 동기부여 콘텐츠 위주로 바꿨고 인스타그램은 몇 달 동안 아예 지웠습니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한 달쯤 지나니까 소비 충동 자체가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환경을 세팅하고 나면 의지에 기댈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이 단계에서 조언을 구하는 대상도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짠테크를 시작했을 때 주변 친구들한테 "나 요즘 돈 모으려고 이렇게 사는데 어때?"라고 물어봤다가 "야,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잠깐 흔들렸습니다. 지금 저와 비슷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봐야 합니다. 나를 흔들 가능성이 있는 의견은 이 시기에는 일단 멀리하는 게 낫습니다.

선저축 후지출, 구조가 습관을 만듭니다

저축률(Savings Rat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저축률이란 월 소득 중 저축에 투입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50% 이상을 유지하면 빠른 자산 축적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평균 저축률은 약 10~15%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절반 이상을 저축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저축 후지출(Pay Yourself First) 방식이 중요합니다. 선저축 후지출이란 월급이 들어오는 순간 저축 금액을 먼저 빼놓고, 나머지로만 생활하는 방법입니다. 의지로 '남으면 저축하겠다'는 방식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수입이 늘면 지출도 늘어나는 생활비 팽창(Lifestyle Inflation) 현상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생활비 팽창이란 소득이 증가할수록 그에 맞춰 소비 수준도 높아지는 경향을 말합니다.

제가 이 방식을 처음 적용했을 때는 솔직히 한 달이 빠듯했습니다. 그런데 두세 달이 지나니까 그 금액 안에서 생활하는 게 익숙해졌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선저축 구조 없이는 불안합니다. 이게 없으면 월말에 '이번 달은 왜 또 남은 게 없지?'라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한국금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동이체를 활용해 강제 저축하는 방식이 저축 유지율을 크게 높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출처: 한국금융연구원). 자동이체로 월급일 당일에 저축 계좌로 빠져나가게 설정해두면, 손댈 틈이 없습니다. 할부를 피하고 소비 전에 먼저 저축을 확정짓는 이 구조가 결국 1억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냅니다.

허탈감이 올 때 그걸 기회로 쓸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감정을 구조로 연결할 수 있다면, 돈은 의지와 상관없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지금 당장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월급날 저축 자동이체 하나를 만들고, 목표 금액을 역산으로 계산해보는 것, 그게 시작입니다. 저도 그 작은 두 가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재무 상담이나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재무 계획은 전문 금융 상담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_W8R0pQ1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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