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을 하고 나서 "왜 내가 산 단지만 제자리인가"라고 묻는 분들의 이유는 거의 대부분 순서가 거꾸로였습니다. 단지 이름 먼저 듣고, 임장 먼저 가고, 계약부터 하는 방식이죠. 저도 한때 그 방식으로 움직이는 지인을 보면서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 결말을 알고 있어서, 이 글을 씁니다.소액 재개발, 일반적으로 수익이 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3년 전 회사 동기가 점심 자리에서 갑자기 빌라 계약을 했다고 했습니다. 부동산 카페에서 "옆 구역이 지정됐으니 다음은 우리 차례"라는 글을 보고 들어갔다고 했어요. 동의서를 걷고 있고, 연번을 부여받았다는 것도 덧붙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때 좀 부러웠습니다. 겁이 많아서 계산기만 두드리던 저와 달리, 그 친구는 이미 서울에 미래의 새 아파트를 깔..
솔직히 저는 집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몇 달을 완전히 거꾸로 살았습니다. 얼마를 빌릴 수 있는지는 한 번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앱 켜서 잠실 시세부터 들여다봤으니까요. 지금 무주택자가 처한 상황은 단순히 집값이 비싸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주는 혜택이 실시간으로 줄어들고 있고, 같은 무주택자 안에서도 조건이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짚고, 제가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된 순서 이야기입니다.지금 무주택자 혜택이 조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재작년에 은행 창구에 갔다가 처음 들은 단어가 생애최초 LTV였습니다. 생애최초 LTV(Loan to Value ratio)란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집값 대비 더 높은 비율로 대출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생애최초..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2억 5천만 원인데,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 한도는 12억 원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서울에 집 한 채 가진 분들의 절반이 종부세 대상 언저리에 놓인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계산이 틀린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 본가에서 아버지가 재산세 고지서 앞에 계산기를 두드리시던 장면이 겹쳤고, 그게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습니다.집값이 오른다고 통장도 두툼해지진 않습니다보유세란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 자체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합쳐 부릅니다. 여기서 재산세는 모든 주택 소유자에게 부과되고, 종부세는 공시가격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주택에 추가로 물리는 세금입니다. 종부세는 2005년 도입 당시 상위 1%도 안 ..
솔직히 저는 전세 만기가 가까워도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언제나 비슷한 집이 동네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부동산 열 곳에 전화를 돌렸더니 아홉 곳이 "지금 전세 없어요"였고, 겨우 구한 집 현관 앞에는 이미 세 팀이 서 있었습니다. 지금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 국면이 현실이 됐고, 이건 제가 겪어 본 가장 무서운 주거 위기였습니다.트리플 상승이란 뭔지, 숫자보다 현장이 더 무서웠습니다혹시 전세 수급 지수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전세 수급 지수(Jeonse Supply-Demand Index)란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와 실제로 나와 있는 매물 공급의 균형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태, 즉 집을 구하는 사람이 매물보다 훨씬 많다는 ..
솔직히 저는 3년 전까지 비조정 지역이라는 말 자체를 안 오르는 동네의 다른 이름처럼 여겼습니다. 그 편견 하나로 계약 직전까지 갔던 아파트를 포기했고, 작년에 그 단지 실거래가를 다시 찾아보다가 조용히 창을 닫아야 했습니다. 지금 비조정 지역 매수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제가 몸으로 배운 이야기가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씁니다.편견 검증: '안 오른 동네'는 앞으로도 안 오를까결혼 준비를 하던 당시, 저희 부부는 예산 안에서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로 경기 서쪽의 한 신도시 아파트를 눈여겨봤습니다. 역까지 도보 10분, 단지 커뮤니티도 깔끔했고, 아이 키우기에 좋겠다는 말까지 나왔을 만큼 마음에 들었어요. 근데 주변에서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거긴 오르는 동네가 아니다, 무리해서라도 동남..
기흥·동탄·구리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까지 규제 3종 세트가 한꺼번에 떨어졌습니다. 발표 당일 밤 저는 3년 전 기억이 떠올라서 한참을 멍하니 뉴스를 읽었습니다. 그때도 이렇게 규제가 나왔고, 저는 그걸 믿었고,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거든요.규제 3종 세트가 실수요자한테 의미하는 것3년 전 저는 경기 남부 신도시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습니다. 회사 동기가 지금 사는 동네 아파트를 사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저는 그 말이 불편했어요. 규제 얘기가 스멀스멀 나오던 시점이었고, 정부가 누르겠다는데 굳이 지금 들어가는 게 상투 잡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렇게 미뤘습니다.이번에 동탄에 떨어진 규제를 보면서 그때와 구조가 너무 비슷해서 좀 찔렸습니다. 이번 규제의 핵심은 세 가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