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 만에 코스피가 네 배 올랐습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도 "처음 보는 장"이라고 말하는 지금, 저는 점심시간에 동기가 꺼낸 질문 한 마디에 조용히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주식은 한 번도 안 해봤다던 그 친구가 "계좌 만드는 법 알아?" 하고 저를 바라보는데, 2023년 에코프로 열풍 때 적금 털어 올인하다 반토막 났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왔거든요.지금 장이 왜 이렇게 이상한가 — 팩트 분석코스피 지수가 2,280에서 9,300까지 치솟은 건 약 1년 2개월 사이의 일입니다. 역대 최고 상승률이었던 IMF 직후 반등이 3.5배였는데, 이번 장은 그걸 훌쩍 넘어 네 배를 넘겼습니다. 그것도 외환위기나 코로나 같은 급락 이후 반등이 아니라, 별다른 충격 없이 오른 장이라는 게 더 눈에 띄는 부분입니..
전세수급지수가 지방 160, 서울 180을 넘는 순간 매매 전환이 자동으로 시작된다는 걸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설마 그렇게 딱 떨어지나' 싶었습니다. 근데 재작년 대구 사는 친구가 겪은 일을 옆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이게 숫자 놀음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전세수급지수, 이 숫자가 왜 중요한가전세수급지수란 전세 공급 대비 수요의 과부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살 집을 찾는 세입자가 공급되는 매물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이 수치가 지방에서 160을, 서울에서 180을 돌파하면 다른 금리나 경기 변수와 무관하게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
7월 1일, 화성 동탄·구리·용인 기흥구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3종 규제가 동시에 걸렸습니다. 발표는 6월 30일, 대출 규제 적용은 바로 다음 날. 저는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몇 년 전 밤새 은행 앱을 열었다 닫았다 했던 그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났습니다.발표 다음 날 대출이 막힌다는 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아십니까이번 규제의 핵심 구조는 세 가지가 한 묶음입니다. 조정대상지역(調整對象地域)이란 집값 상승이 과도하다고 판단된 지역에 세금·대출·청약 요건을 강화하는 지정 제도이고, 투기과열지구(投機過熱地區)는 한 단계 더 올라가 다주택자 대출을 원천 차단하는 강도 높은 규제입니다. 여기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세금 중과와 대출 축소라는 방향은 같지만 ..
상승 종목이 200개도 안 될 때 하락 종목은 2,000개가 넘습니다. 코스피가 9,000선을 바라보는 동안 제 계좌는 30% 넘게 밀려 있었는데,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비로소 이상함의 정체가 뚜렷해졌습니다. 지수와 내 계좌가 이렇게까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 이 글은 그 의심에서 시작합니다.수급 구조가 만든 기형 장세, 내 계좌는 왜 파란불이었나일반적으로 코스피가 오르면 시장 전반이 오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올 봄부터 여름까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60%까지 치솟으면서, 지수는 두 종목이 혼자 끌어올리는 구조가 됐습니다. 저는 실적이 괜찮다고 공부해서 담아뒀던 중소형주 두 개가 지수 상승과 반대..
세금을 올리면 집주인들이 버티다 못해 매물을 내놓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저도 한때 그 믿음에 제 전세 재계약 시점을 통째로 걸었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돌아온 건 급매 문자가 아니라, 집주인이 내민 반전세 계약서였습니다. 세금이 집주인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세입자 월세로 그대로 전가된다는 걸 그제야 몸으로 배웠습니다.공급 부족이 만드는 상승은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금리 인상이나 규제 강화로 잡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원인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금리나 투자 심리로 오른 가격은 그 원인이 바뀌면 멈춥니다. 그런데 순수한 공급 부족(Supply Shortage)이 원인일 때는 얘기가 다릅니다. 여기서 공급 부족이란, 실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주택 수보다..
주말마다 부동산 앱을 켜서 '여기는 비싸네, 여기는 애매하네' 하고 혼자 결론 내리고 닫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3년 전 전세 만기를 앞두고 몇 달째 살까 말까만 반복하면서, 정작 부동산 사무실 문은 한 번도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눈여겨보던 단지들은 조금씩 올라 있었고, 저는 조정이 오겠지 하며 또 미뤘죠. 현장에서 천 번 넘게 임장을 다닌 베테랑 투자자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 시절 제가 왜 결정을 못 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습니다.임장은 정보가 아니라 확신입니다요즘은 로드뷰로 골목을 살피고, 유튜브로 단지 전경을 보고, AI에게 입지를 물어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화면으로 얻은 것들은 결국 정보일 뿐입니다. 직접 걸어봐야만 확신이 생기고, 그 확신이 있어야 전 재산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