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세 배 올랐는데 왜 골목 경기는 더 나빠졌을까요. 저도 지난주에 계좌 수익률 보며 동료들과 웃다가, 퇴근길에 십 년 단골 백반집 문에 붙은 폐업 안내문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사장님이 짐을 싸면서 하신 말씀이 재료값, 손님, 이자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틀어졌다는 거였어요. 코스피 숫자와 골목 체감이 이렇게 다른 이유, 6월 25일 하루의 수급 흐름을 뜯어보면 생각보다 구체적인 답이 나옵니다.장중 3,688억의 비밀 — 연기금 리밸런싱과 댐 효과6월 25일 코스피가 5% 넘게 오른 날, 종가와 수급 합계만 보면 마이크론 실적 덕분이라는 한 줄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제가 장중 시간대별 흐름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는 꽤 다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오전 9시 반에 갭 상승 분위기가 식으면서 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작년에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ISA 만기가 한 달 넘게 지난 뒤에야 "30일 안에 팔아야 비과세였어?"라고 묻는 거였습니다. 3년 동안 매달 S&P 500 ETF를 사 모으며 수익까지 잘 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마지막 타이밍을 놓친 거였습니다. 그날 통화하면서 둘이 한참 한숨을 쉬었고, 저는 그 직후 제 ISA 만기일을 캘린더에 빨간색으로 바로 박아 넣었습니다.만기 후 30일,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룰일반적으로 ISA 계좌는 3년만 버티면 세금 혜택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짜리 정보입니다. 만기일 이후에 30일이라는 시간이 따로 존재하고, 그 안에 보유 ETF를 전부 매도해서 현금 입금까지 완료해야 비과세 혜택이 살아납니다. 매도 ..
주가가 오르면 환율은 내려간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 금융시장에서 법칙처럼 통하던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코스피는 8,000선을 넘보는데 달러·원 환율은 1,500원 근처를 맴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달 태국 여행을 준비하다가 바트 환율 앞에서 멍하니 계산기만 두드렸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막연히 '달러 강세 때문이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알고 보니 그 이유부터 틀렸더군요.달러 강세도 금리차도 아니었다 — 소거법으로 용의자를 지운다환율이 오르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설명이 두 가지입니다. "달러 강세 때문이다", "한미 금리차 때문이다". 솔직히 저도 그 두 가지를 거의 정답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달러 인덱스(DXY)부터 보겠습니다. 여기서 달러 인덱스란 유..
5월 27일 단 하루 만에 16개 레버리지 상품이 동시 상장됐고, 2주 만에 8조 7천억 원이 몰렸습니다. 그 직후부터 코스피는 하루 8% 폭락, 다음 날 8% 폭등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흐름 속에서 비상금 일부를 헐어 넣었다가 뒤늦게 음의 복리라는 말을 검색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구조를 모르면 그냥 수업료가 된다는 걸, 이번에 몸으로 배웠습니다.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구조, 단일 종목 레버리지나스닥이 2% 오를 때 코스피가 8% 뛰는 현상은 글로벌 뉴스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같은 뉴스를 보고도 일본 니케이나 대만 가권지수는 소폭 움직이는데 우리만 폭락과 폭등을 오간다면, 원인을 우리 시장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 핵심이 바로 5월 27일에 한꺼번에 상장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입니다..
외국인이 상반기에만 103조 원어치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갔는데 코스피는 8,800을 찍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계좌는 빨간불인데 장 보러 가면 무섭고, 대출 금리 안내 문자는 자꾸 올라간 숫자로 날아오던 그 시기와 딱 겹쳤거든요. 주가가 오르는데 왜 생활은 점점 팍팍해지는지, 그 불일치의 이유를 파고들다 보니 국민연금 얘기가 나왔습니다.국민연금이 38년 준칙을 깬 이유국민연금은 2026년 1월 26일, 전략적 자산배분(SAA) 목표 비중을 기존 14.4%에서 14.9%로 올리면서 동시에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습니다. 여기서 리밸런싱이란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벗어났을 때 조금씩 사고팔아 원래 비율로 되돌리는 작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
금융주 ETF가 올해 들어 20 ~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반도체에 가려 잘 안 보일 뿐, 배당주도 조용히 오르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 수치를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작년 가을, 배당주를 팔아서 반도체에 올라탔다가 며칠 만에 7 ~ 8%씩 빠지는 걸 버티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지수는 오르는데, 돈 버는 사람은 왜 소수인가반도체 몇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장에서, 남들은 다 버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걸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나만 수익을 못 내고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인데, 이 감정이 투자 판단을 흐리는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실제로는 주도주 몇 개가 지수를 끌고 올라가고 나머지 종목은 빠지거나 횡보하는 경우가..